2010년 3월 24일 수요일

[편지] 예은이 남친이 생겼다고?

예은아,

요새 니가 아주 힘들어 하고 있다는 말을 선생님께 들었다.
그 아이 이름은 성민이라지?
처음 어린이집에 갔을 때부터 너를 줄곧 껴안고 괴롭힌다고 하던 아이.

엄마를 통해 어린이집에 항의도 해보고,
아빠가 직접 너에게 각 케이스별로 거부 대처법을 설명하기도 했었단다.

그런데 오늘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는데,
널 괴롭히는 성민이라는 친구는
사실 괴롭혔다기 보다는 쫒아다닌것이 맞다고 하더구나.

엄마가 직접 봤는데 덩치는 곰같고 생긴것도 곰같다고..
버스에 타자마자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"예은아~ 같이 앉자"하고 불러준다고 하더구나.
그러면 예은이는 "싫어!"하고 뒤로 간다지?

니가 곰같은 사람은 아마 처음봐서 놀라서 그랬던거 같다. 예은아.
곰 같은 친구도 아직 연애가 처음이라 무작정 손을 잡고
얼굴을 만지고 껴앉고 그랬을 것 같구나..
사랑 표현은 나이와 관계없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된 하루였다.

하지만 예은아,

나는 니가 현실적인 사랑을 찾는 것이
얼마나 비현실적인 일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.

사랑과 헌신이라는 단어는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아는
그런 사람을 만나줬으면 한다.

또한 그 표현이 꼭 카리스마 있는 척,
무심한 척하지 않는 다정 다감한 말투를 가진 사람을
찾아줬으면 좋겠다.

하고 싶은 것에는 푸욱 빠져버리는 예은이를
조금만 의지대로 안되면 낑낑거리는 예은이를
뒤에서 다른 소리 없이 잘 지켜봐줄 수 있는,
마음으로 응원해주는 그런 남자가 될 수 있는 시간은
나에겐 점점 줄겠지만 말이다.

물론 성민이 처럼 앞뒤 재지 않고 들이 대는 녀석은
피해야겠지. 지나친 사랑은 피곤한 일이다.
(생긴 것도 곰 같다해서 아빤 걱정안한다)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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